영화 <잠> 기본 정보
영화 <잠>은 미스터리, 스릴러, 공포 장르의 2023년 9월에 개봉하였다. 상영시간(러닝타임)은 94분으로 짧은 편이다. 제작비는 50억 원이며, 손익분기점은 80만 명으로 총 관객수는 140만 명이다. 감독은 유재선이 맡았다. 해당 작품은 유재선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제10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주요 출연진은 정유미와 이선균 배우가 맡았다.
트라우마가 된 남편의 몽유병
정수진(정유미)과 오현수(이선균)는 평범한 신혼부부이다. 수진은 어느 날 현수가 잠든 상태에서 뺨을 긁는다. 수진은 긁지 말라고 타박하고 뺨을 긁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잠에 든다. 다음날 아침, 수진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현수의 뺨이 손톱으로 긁혀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이다. 뺨에 난 상처로 인해 현수는 단역 배우 일을 하지 못하게 된다. 현수가 걱정이 됐던 수진은 그날 저녁 현수에게 오븐용 장갑을 씌어주고 잠든다. 그러나, 그날 새벽 현수는 갑자기 일어나 냉장고를 열고 생고기를 우걱우걱 먹는다. 그리고 싱크대의 물을 벌컥벌컥 마신 후에 안방으로 와 창문을 열고 뛰어내리려 한다. 수진은 온 힘을 다해 뛰어내리려는 현수를 겨우 말리고 그 사이 정신이 돌아온 현수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수진은 '둘이 함께라면 극복 못 할 문제는 없다.'는 가훈 아래 현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같이 병원에 간다. 현수는 수면 장애 진단을 받는다. 수진은 집의 모든 창문에 철창을 설치하고, 날카로운 물건을 치우고, 현수의 건강관리에도 힘쓴다. 그렇게 몽유병을 치료하던 어느 날, 현수가 렘수면 상태에서 반려견 '후추'를 죽이고 냉장고에 넣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그 사건은 수진에게 엄청난 트라우마로 남게 된다.
가장 무서운 건 보이지 않는 불안감과 두려움
시간이 흘러, 수진은 딸 '하윤'을 낳게 된다. 하지만 현수의 수면장애는 나아지지 않았다. 어느 날 수진은 딸이 다칠까 불안한 마음에 하윤을 안고 욕실에서 잔다. 현수는 렘수면 상태에서 일어나 욕실 문을 쾅쾅 두드렸고, 문을 열어보니 현수가 거실에서 볼일을 보고 있었다. 수진은 아무리 약을 먹어도 병이 나아지지 않자 참았던 분노가 폭발하고 엄마를 통해 병원이 아닌 무당을 찾는다. 무당은 수진이 남자 귀신을 끌여들였고, 그 귀신이 남편에게 씐 것이라고 한다. 무당은 그 귀신이 "개 짖는 소리, 애 우는 소리 없이 너랑 단둘이 살고 싶다"라고 말했다고 전하며 귀신을 쫓아내기 위해서는 귀신 이름을 알아야 하니 수진에게 귀신 이름을 알아오라고 한다. 수진은 자신이 만났던 남자 중에 죽은 사람을 찾아보려 한다. 그러다 문뜩 귀신이 한 말을 떠올리고 아래층 할아버지가 개 짖는 소리를 싫어하고, 수진을 좋아했다는 것을 떠올린다. 아래층에 찾아가서 할아버지에 대해 묻게 되고 할아버지가 욕실에서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수진은 할아버지 귀신이 현수에게 씌었다고 믿게 된다. 하윤이 다칠까 온갖 신경이 곤두선 수진은 불안한 마음에 며칠 동안 제대로 자지 못해 점점 쇠약해진다. 수진은 뜬 눈으로 밤을 새우게 되었고 현수는 하윤이를 돌볼 테니 얼른 자라고 한다. 수진은 그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게 되고, 눈을 뜨자마자 아이부터 찾는다. 아이가 보이지 않자 현수가 아이를 죽였다고 생각하게 된다. 심지어 수진은 주방에서 끓이는 사골을 보고 뒤엎으며 뼛조각을 뒤진다. 잠시 뒤 현수가 아이를 욕실에서 씻기고 나온다. 수진은 이성을 잃고 칼로 현수에게 내 딸을 가만히 놔두라며 협박한다.
내 딸을 지키기 위해서는 모든지 할 수 있어
다시 시간이 흘러 현수는 수면클리닉을 다니고, 수진은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된다. 현수는 병원에서 완치 판정을 받고, 수진을 만나러 가는데 수진이 하루 전에 퇴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현수는 연락이 두절된 수진을 찾기 위해 집에 간다. 집에는 모든 벽면이 부적으로 도배되었고 수진은 무당의 말에 더 미쳐있었다. 현수에게 오늘이 귀신이 들어온 지 100일째 되는 날이기 때문에 오늘 내보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한다. 수진은 "나도 가만히 있지는 않는다"면서 냉장고에 넣은 죽은 아래층 강아지를 보여준다. 심지어 아래층 할아버지의 딸을 포로로 잡고 드릴로 머리를 겨누며 현수에게 "이래도 안 나가냐 안 나가면 당신 딸을 죽이겠다"라고 협박하기까지 한다. 현수는 할아버지 말투로 나가겠다고 하며 쓰러진다. 수진은 그제야 안심이 된 듯 쓰러지고 바로 잠에 들면서 영화가 마무리된다.
초월적인 믿음의 힘
수진은 아무리 병원에 다니고 약을 먹어도 현수의 몽유병이 치료되지 않자, 무당의 말을 철석같이 믿는다. 그 믿음은 결국 극단적으로 치달아 집안을 부적으로 도배하고 굿을 하고 심지어 사람을 드릴로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영화는 보이지 않는 두려움이 주는 공포를 잘 그려냈다. 수진에게는 그 공포는 현수가 몽유병에 걸려 딸아이를 해치게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일 것이다. 두려움과 불안감에 점점 미쳐가는 수진을 보면서 인간의 믿음이 얼마나 강력한 지 생각하게 됐다. 수진은 현수가 할아버지 말투로 "나갈게"라고 하는 걸 보고 정말 할아버지가 나갔다고 믿고 잠들었겠지만, 직업인 배우인 현수가 연기를 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사람들은 같은 사건이나 일을 경험하고도 모두 다 다른 생각과 판단을 한다. 영화를 보면서 내가 어떤 것을 믿고 살아갈 것인지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편으로는 이 믿음의 힘을 좋은 방향으로 활용해서 나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